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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가 염증을 일으킨다고 하는데 왜 밀가루를 먹을까?

by bookie2 2025. 4. 23.

우리는 자주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밀가루는 만병의 근원이다”, “염증을 일으키니 끊어야 한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면 밀가루 음식은 여전히 인기가 많다. 아침에 먹는 식빵, 점심에 자주 찾는 짬뽕, 저녁 야식으로 시키는 피자까지. 이렇게 자주 먹으면서도 ‘건강에 안 좋다’는 걸 알면서 왜 우리는 계속 밀가루를 먹는 걸까?

이 글에서는 밀가루가 정말 염증을 유발하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가루 음식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정말 밀가루를 끊어야 하는지 등을 하나하나 짚어보려 한다.

밀
밀가루

밀가루가 염증을 유발한다는 말, 어디까지 사실일까?

먼저 밀가루가 정말 염증을 유발하는지를 따져보자. 실제로 글루텐(Gluten)이라는 단백질이 문제의 핵심이다. 밀가루에 포함된 글루텐은 일부 사람들에게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셀리악병(Celiac Disease)이다. 셀리악병은 글루텐을 섭취할 경우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이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전체 인구의 약 1% 정도에서만 발생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사람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셀리악병이 아니더라도 ‘비셀리악 글루텐 민감증(Non-Celiac Gluten Sensitivity)’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 경우에도 글루텐 섭취 시 복통, 피로, 두통 등 염증 관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이 역시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정의되지는 않았고, 증상 자체가 주관적이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다.

💡 모든 사람이 밀가루를 먹는다고 염증이 생기는 건 아니다. 특정 민감군에게만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밀가루를 먹는 걸까?

가장 현실적인 이유부터 보자. 밀가루는 싸고 구하기 쉽다. 탄수화물 공급원 중 하나인 밀가루는 가성비가 뛰어나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밀가루 가격은 다른 곡물보다 낮고, 제빵류, 면류로 가공되기 쉬워 다양한 음식에 활용된다.

또 하나, 맛있다.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밀가루 음식이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끊기 어려운 이유는 바로 ‘맛’이다. 특히 탄수화물과 지방이 조합된 음식은 뇌에서 도파민 분비를 유도해 일시적인 행복감을 준다. 즉, 일종의 중독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 역시 밀가루 음식에 푹 빠졌던 시기가 있었다.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바쁜 일상에 밥 챙겨 먹기 귀찮을 때, 컵라면이나 빵, 쿠키 같은 간편한 밀가루 음식은 큰 위안이 되곤 했다.

밀가루를 먹는 게 다 나쁜 걸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모든 밀가루 음식이 건강에 해로운 건 아니다. 중요한 건 어떤 밀가루 음식인지, 얼마나 자주, 어떻게 먹느냐다. 정제된 밀가루 제품, 특히 설탕과 지방이 많이 들어간 가공 식품은 당연히 피하는 게 좋다. 반면에 통밀로 만든 제품은 섬유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건강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 ‘밀가루 자체’가 아니라 ‘정제 밀가루 중심의 식단’이 문제다.

나에게 맞는 선택, 밀가루와의 거리 두기

만약 밀가루 음식을 먹고 나서 자주 복통, 피로, 두통, 피부 트러블 같은 증상이 있다면 한번쯤 글루텐 민감성 여부를 의심해봐야 한다. 최근에는 병원에서 혈액검사,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셀리악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2~4주간의 글루텐 제거 식단 후 반응을 보는 ‘제거-재도입 테스트’도 효과적이다.

나는 2주간 밀가루를 완전히 끊어보고 다시 먹어봤던 적이 있었는데, 확실히 피로감이 줄고 피부도 깨끗해진 느낌이 들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이고,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지는 않지만, 한번쯤 시도해볼 가치는 충분하다.

밀가루, 알고 먹자

밀가루는 오랜 시간 인류의 주식으로 자리잡아 왔다. 그것이 모두 해롭기만 했다면 진작 사라졌겠지. 문제는 우리가 ‘무분별하게’ 먹고 있다는 데 있다. 정제 밀가루 음식만 편하게, 자주 먹는 식습관이 진짜 문제다.

본인의 건강 상태와 식습관을 점검해보고, 필요하다면 밀가루 섭취를 줄이거나 대체 식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조건 “밀가루는 나쁘다”는 말보다는, 내 몸에 맞는지, 내 라이프스타일에 적절한지를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 밀가루는 피해야 할 ‘악’이 아니라, 똑똑하게 조절해야 할 ‘선택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