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가너의 굴욕적인 하루. 다저스와 악연은 이어간다.

범가너 굴욕의 날이었다. 지난 6월 10일 샌프란시스코 홈구장 오라클 파크에서 맥스 먼시와 홈런 타구를 두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인 뒤 다시 만나는 날이었다. 당시 범가너는 홈런을 맞은 먼시가 타구를 감상하듯 그라운드를 천천히 돌자 “타구 감상하지 말고 뛰어라”라고 소리를 쳤고, 이후 먼시는 “바다에서 공 가져오던가”라며 답하며 그라운드를 돈 적이 있었다.

 

범가너는 6월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10피안타(2피홈런) 1볼넷 1사구 3탈삼진 6실점을 기록하고 4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결국 경기는 8-9로 끝나 패배를 막지 못하고 시즌 7패(3승)째를 당했다. 이날 범가너의 6실점은 올 시즌 최다 실점이고 3⅔이닝은 다저스타디움에서의 최소 이닝 강판이다. 

 

지난 10일 범가너에게 홈런을 친 맥스 먼시

 

 

먼시가 말한 “바다에서 공 가져오던가(Go get it out of the ocean)”는 계속 회자되고 있다. 일부 용품 제작사들이 이 문구로 티셔츠를 만들어 먼시와 다저스 클럽하우스로 전달됐고, 팬들 또한 이 티셔츠를 구입해 야구장을 찾고 있다. 범가너를 다시 만나는 이날, 먼시는 자신이 말한 대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경기 전 훈련에 임하며 오늘 경기의 선발투수 범가너의 신경을 자극했다.

 

결국 범가너는 자신이 걸었던 신경전에서 본전도 찾지 못하고 21일 경기에서 4회에 강판 당했다. 다저스 팬들은 마운드에 오르는 범가너에게 엄청난 야유 보냈다. 그리고 1회 말 2사 3루의 위기에 처한 가운데 4번 타자로 나온 맥스 먼시와 만나 선제 우전 적시타를 맞고 1타점을 허용했다.

 

이후 4회말, 범가너는 카일 갈릭과 오스틴 반스에 연달아 홈런포를 허용했다. 키케 에르난데스, 저스틴 터너, 데이빗 프리즈에 3연속 안타까지 허용하고 1사 만루에 몰렸다. 다저스타디움 전광판에 샌프란시스코의 마스코트가 상어에 둘러싸인 장면을 내보내며 범가너를 다시 한번 조롱하기 시작했고 배경음악을 영화 ‘죠스’의 테마곡을 내보내며 다저스 팬들의 함성까지 더해져 범가너를 더욱 압박하게 만들었다. 결국 크리스 테일러에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고 4회도 채우지 못하고 6실점한 체 마운드를 내려왔다. 

 

예전 푸이그가 LA다저스 소속 시절에도 홈런 타구를 지적하며 둘만의 신경전을 벌인적 있었는데 이제는 먼시와 신경전을 벌이며 악연을 이어가고 있다. 

 

범가너는 다혈질로 유명하지만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기도 하다. 최근 배트 플립을 권장하는 분위기에 대해 “하고 싶은 대로 즐겨야 한다고 하는데 타자들은 하지만 투수인 난 그렇게 못한다. (배트 플립이나 타구 감상을) 하고 싶은 사람은 그렇게 해도 좋다. 나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라고 말한 적 있다.

 

경기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때로는 심판에게 아니면 상대팀의 선수들을 자극하기도 하며 그의 동료들을 이기기 위한 자극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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